【카무이 대지 풍경편】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는 깊은 숲이나 해안선. 계절과 함께 변화하는 홋카이도의 자연 경관을 소개합니다.
Nov. 3, 2021
Special feature
【카무이 대지 풍경편】이끼로 덮인 숲, 시레토코 산속 ~물 흐르는 소리뿐인 고요함

오호츠크 지역 샤리정(町) 우토로 지구의 산길 가장 깊은 곳에 차를 세우고 차량 통행이 금지된 길을 장화를 신고 걸어 들어갔다.
“큰곰은 연어를 잡아먹기 위해 강 하구나 하류 쪽으로 이동했다. 폭포 위쪽으로는 곰은 없다.” 이번 취재에 동행한 시레토코의 자연을 잘 아는 동료의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된다. 원시림 속을 흐르는 구불구불한 사행천을 몇 번이나 건넜다. 곳곳에 쓰러진 나무들이 서로 겹쳐져 강한 물 흐름을 만든다.
미끄럽고 발을 딛기 힘든 쓰러진 나무 틈새에 삼각대를 세우고 초록색 이끼와 붉게 물든 단풍나무 잎의 대비가 잘 나타나도록 사진 촬영을 했다. 흐르는 물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숲속에서 울려 퍼지는 셔터음이 기분 좋게 들린다.
가을철은 해가 짧다. 어두워진 숲을 뒤로하고 돌아간다. 몇 분 후 10m 정도 떨어진 강에서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무엇인가 뛰는 것이 보였다. 검은 덩어리가 달려가는 듯했다. 커다란 큰곰의 엉덩이였다.
(글, 사진: 시게루 다다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