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 대지 풍경편】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는 깊은 숲이나 해안선. 계절과 함께 변화하는 홋카이도의 자연 경관을 소개합니다.
July 14
Special feature
【카무이 대지 풍경편】아침 안개가 만들어낸 터널

일출 전 새벽, 야생 생물을 찾으러 홋카이도 동부 오호츠크 지역 샤리정(町) 우토로의 홋카이도 지방도 시레토코 공원선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간다. 시레토코5호(湖) 주차장을 지나 자갈길로 들어갔다.
좁은 길을 사스래나무가 둘러싸서 초록빛 터널을 만들었다. 아침 안개가 진하게 피어나 안쪽은 볼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의 인기척을 느낀 작은 새가 지저귐을 멈춰, 정적이 찾아왔다.
눈앞의 경치는 숲속 깊은 곳에서 길을 잃은 어린 남매가 마녀와 만나는 동화 속 장면과 닮아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풍경을 눈에 각인해 가며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안개의 저편에서 ‘빠직’ 하는 마른 가지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불곰일까? 그 모습은 안 보였다.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글, 사진: 시게루 다다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