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가무이 대지의 요정
아이누어로 신을 의미하는 ‘가무이’에 안기는 것처럼, 깊은 숲과 습지, 바다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야생 동물의 모습을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제1회는 노쓰케 반도의 에조사슴입니다. (글과 사진은 구시로 보도부, 시게루 다다노부 기자가 담당합니다.)
Special feature
【기획 연재】카무이 대지의 요정들 (31) 물총새 ~‘청류의 보석’은 구애의 계절

4월이 되었으나 아직도 눈이 남아 있는 삿포로시 미나미구의 경사지에 있는 한 연못. 봄의 따스함으로 물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치, 키키킥’이라는 날카로운 울음소리와 함께 물총새가 날았다.
벚꽃과 목련의 꽃봉오리가 부풀어 오른 못 가의 나뭇가지에 앉아 수면을 응시하는 물총새. 다음 순간 눈에 보이지 않을 빠른 속도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작은 물고기를 잡았다. 앉아있던 곳으로 돌아온 후 입에 문 물고기를 몇 번 가지에 내리쳐 한 입에 삼켰다.
물총새는 봄이 되면 홋카이도 동부를 비롯한 홋카이도 내 각지로 날아온다. 두 날개 사이로 보이는 등은 푸르게 빛나, ‘청류의 보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5월은 번식기로 수컷은 잡은 물고기를 암컷에게 선물한다. 이 행위는 구애급이(먹이를 주는 행위)라 불리며, 수컷의 부리의 먹이를 암컷이 부리로 받는다.
홋카이도의 나무들의 초록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할 무렵 독립하기 시작한 어린 새들의 모습이 보인다. 생명의 숨결로 가득 찬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글·사진 : 시게루 다다노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