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가무이 대지의 요정
아이누어로 신을 의미하는 ‘가무이’에 안기는 것처럼, 깊은 숲과 습지, 바다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야생 동물의 모습을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제1회는 노쓰케 반도의 에조사슴입니다. (글과 사진은 구시로 보도부, 시게루 다다노부 기자가 담당합니다.)
Special feature
【기획 연재】카무이 대지의 요정들(37) 범고래 ~몸길이 5m 무리의 박력 넘치는 모습

‘뿌슈~’. 관광선에서 10m 정도 떨어진 바다 위에 범고래 무리가 줄지어 헤엄치고 있다. 몸길이가 5m를 넘는 범고래의 호흡음은 박력 만점이다.
범고래가 출현하는 라우스 정(町) 앞바다는 유빙의 남방한계선과 가까운 곳이다. 겨울에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부착된 해빙이 밀려 내려오고 봄이 되면 이것들이 바다에 녹아 들어간다. 이후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크게 늘어나고 어류와 해조류, 해양 포유류의 먹이가 된다. 네무로해협은 플랑크톤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계 피라미드가 형성되는 윤택한 바다이다.
이 생태계의 정점에 상징처럼 군림하는 범고래. 6~7월은 이들을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즌으로 포드라고 불리는 가족의 무리와 경우에 따라 둘 이상의 무리가 모이는 슈퍼 포드로 불리는 큰 무리를 볼 수 있을 때도 있다
네무로해협의 범고래는 8월이 되면 그 수가 서서히 줄어들고 이들과 교대라도 하는 듯 향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글·사진:시게루 다다노부 기자)